2024년 1월 31일 개봉을 앞둔 탈북 인권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
씨네21를 통해 응모한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다녀왔다.
1.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에 대해서
- 감독: 마들렌 가빈
- 출연진: 김성은 목사, 노용길, 김소연 등
- 개봉일: 2024년 1월 31일
- 장르: 다큐멘터리, 역사
- 런닝타임: 1시간 55분
- 프로그램 설명:
<비욘드 유토피아>는 북한에 남겨 두고 온 젊은 아들을 어떻게든 남한으로 데리고 오려는 어머니,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한 가족, 그리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을 도우려는 한 목사의 이야기다. 브로커를 통해 전화로만 아들의 안부를 알수 있는 어머니의 애절함, 국경을 넘기 전 영상통화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어린 딸들의 절규, 가족들과 중국 국경에서 만나 이들이 태국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하는 목사의 헌신적인 장면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이 작품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가슴 시리게 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잊고 살았던 북한 동포들의 참담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비욘드 유토피아>는 아마도 올해 제작된 모든 다큐멘터리 중에 가장 통렬하고 충격적인 작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들의 탈출에 동행한 감독과 촬영진,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출처: https://www.biff.kr/kor/html/program/prog_view.asp?idx=66663&c_idx=391&sp_idx=541&QuerySt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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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월 열리는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부문 후보작 선정
https://www.yna.co.kr/view/AKR20231222075200005
2. 국무부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상영회 개최
https://www.voakorea.com/a/7438111.html
2.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시사회 관람 후기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던 시사회.
영화가 끝나고 분노, 걱정, 슬픔, 참담함 등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무대에 등장하신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출연진들.
특히 김성은 목사님이 실물로 앞에 계신 것을 봤을 때 어딘가 울컥했다. 지난 몇십년 동안 1000명 이상의 탈북자를 구출하신 목사님은 험난한 구출 과정에서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고, 심하게 다쳐서 여러번 수술을 받기도 하며 죽을 위기를 여러 번 넘기셨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도 계속 활동하시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굉장한 헌신과 용기를 가지신 목사님. 너무 멋있다.
이 영화는 자칭 '유토피아'라고 하는 북한에서 오로지 생존을 위해 탈출을 결심한 두 가족의 기록을 담고있다. 실제 탈북을 도운 목사님, 촬영감독님, 브로커, 도우미 등 여러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직접 찍은 영상을 담은 영화기 때문에 핸드 헬드 (hand held : 카메라를 손으로 직접 들거나 어깨에 메고 촬영해 화면의 자연스러운 흔들림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촬영 방식) 방식의 영상이 많아 다소 어지럽고 다른 상업 영화에 비해 거칠다. 매끄러운 느낌은 없다. 그러나 현장감은 정말 생생하다. 특히 노용길 씨의 5인 가족 (할머니, 엄마, 아빠, 딸 2명)이 탈북 과정에서 북한, 중국, 라오스, 태국의 밀림, 강 등을 넘는 과정이 정말 생생하게 담겼다. 노용길 씨의 가족은 모두 안전하게 탈북에 성공했고 지금은 한국에서 살고 계신 것 같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정말 밝고 씩씩해보였다. 그리고 영화에도 나오지만 안타깝게도 이소연씨의 아들은 탈북을 시도하다 생을 마감했다.
영화에 나온 북한 몰래 촬영된 영상들을 통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 현재 북한의 상황,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엿 볼 수 있었다. 영상에 나온 탈북자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북한은 정말 지옥 그 자체였다. 음식이 부족해서 몇 백 만명이 굶어죽고, 물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심지어 북한에는 비료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서, 일정량의 똥을 매달 정부에 바쳐야 한다고 한다. 못할 경우 맞거나 수용소에 끌려가기 때문에 실제로 남의 똥을 훔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국민들은 김정일을 기쁘게 하기 위해 온갖 노동, 퍼포먼스 등 인생을 바치는 것에 비해 북한은 그들에게 쌀 한 톨 배급해주지 않았다.
집의 가장 좋은 자리에 김정일의 사진을 걸어놔야 하고, 만약 군인이 불시에 집에 쳐들어와서 김정일의 사진을 손으로 훑었는데 손가락에 먼지가 묻어나오면 집주인은 수용소에 끌려간다. 북한의 수용소는 정말 듣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열악하고 잔인했다. 영화의 인터뷰에 참여하신 탈북자에 의하면,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은 작은 도끼 하나를 지급 받고 하루에 최소 40cm 정도 (수치는 정확하지 않다)의 지름의 나무 7개를 잘라 가져와야 한다고 한다. 일이 너무 고되어서 산에서 넘어지거나 쓰러져 죽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사람의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다니거나 내장이 터진 사람들도 많이 봤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런 반시체들을 한곳에 모아두면 아직 완벽히 죽은 상태가 아니라서 서로 엉킨 형태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다친 사람들 중 아직 숨이 붙어있는 사람들은 밤 내내 신음 소리를 내는데 수용소 인원들은 그 소리를 자는 내내 들어야 했다. 정말 끔찍한 소리였다고 한다.
어떻게 북한이 그렇게 살 수 있는지, 반항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수 없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온 힘을 다해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하고 있다. 북한, 곧 김정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에는 방송국이 1개 밖에 없다. 방송국에서 틀어주는 방송은 미국에 음식이 없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다, 미국놈들(탈북자의 말에 의하면, 미국인 (American)이라는 말이 북한 자체에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미국 사람은 그냥 전부 미국놈인 것이다.)은 전부 살인자다 등 거짓된 정보를 통해 사람들을 조종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에 나온 탈북자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남과의 비교"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늘 배고프고, 힘들고, 춥고 참 힘든 삶이지만 미국, 한국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이 현재 '나'의 상황보다 힘들다는 사실이, 그나마 김정은 원수님 덕분에 이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고. 이렇게 거대하고 계획적인 가스라이팅에 속아 셀 수도 없는 많은 사람들이 말라 비틀어 죽고,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채 삶을 마감해야한다는 사실이 정말 참담하다.
나한테는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시간이 될 것 같다. 북한, 한국, 국제사회, 인권, 정치, 더 나아가 나의 일상,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나의 미래까지 돌아보게 하는 기록이자 작품이었다. 영화를 만든 미국의 감독 및 북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세계의 전문가들, 제작자들, 촬영 감독 등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참여한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 개봉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마지막은 시사회에서 찍은 출연진들의 인터뷰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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