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사랑하는 남자, 루벤 외스틀룬드 (Ruben Östlund) 감독

이번 포스트의 주인공은 무려 칸 황금종려상을 2번이나 수상한 '젊은 천재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

 

1. Intro

출처: Festival de Cannes

스웨덴의 영화 감독인 루벤 외스틀룬드는 74년생(49세)으로 영화 감독치고는 비교적 젊은 나이이지만, 칸 영화제의 경쟁 부문 초청작 가운데 최고 작품에게 주어지는 상인 황금종려상을 2017년과 2022년에 벌써 2번이나 수상했다.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감독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미카엘 하네케, 다르덴 형제, 켄 로치를 포함해 전 세계 단 9명뿐이다.

황금종려상 2회 수상한 감독 리스트: https://www.festival-cannes.com/en/cannes-focus/the-notable-nine-two-time-palme-dor-winning-directors/)

The notable nine: two-time Palme d'or-winning directors - Festival de Cannes

 

그 중에서도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2번이나 수상한 감독은 루벤이 유일하다.

아마도 그가 칸이 사랑한 남자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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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2편의 영화 모두 칸 영화제 기간 동안 호평 최상위권 작품이 아니었던 점, 정식 개봉 후에도 영화 평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 등으로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논쟁을 일으키는 감독이다. (출처: 나무위키, LA Times https://www.latimes.com/entertainment-arts/awards/story/2022-11-08/ruben-ostlund-triangle-of-sadness)

2022년 수상작 <슬픔의 삼각형>의 경우, 평론가들도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 황금종려상 수상작에 비해 수상 후 박스오피스 성적 또한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21세기의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메타크리틱 점수가 가장 낮다고 한다. (*메타크리틱은 영화, 게임, TV 쇼 등의 리뷰 중 숫자 표기된 평들만 집계하는 사이트로 평론가의 의견을 종합한 사이트다.)

 

 

202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인 루벤은 2023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스웨덴 출신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건 1973년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만 이후 50년만이라고 한다. (출처: 코아르 뉴스) 

 

 

2. Force Majeure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2014

루벤 감독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영화는 바로 2014년에 공개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합작 블랙 코미디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이다. 루벤 감독의 '남성 부조리 3부작'이라고 불리는 시리즈 중 첫번째 영화인데, 비교적 단순한 줄거리임에도 여러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또한, 제67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제27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외국어영화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영화 줄거리: 스웨덴의 중산층 가족인 토마스, 에브, 그리고 그들의 두 자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들이 알프스 산맥에서 휴가를 보내는 도중, 산에서 대형 눈사태가 발생한다.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아빠이자 남편인 토마스는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는 대신 자신을 구하는 행동을 취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가족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다. 이후 가족은 사고로 인한 충격과 그들의 행동에 대한 후유증으로 갈등과 씁쓸한 상황을 겪게 되고, 이를 통해 영화는 가족의 유대와 및 우리에 예상과 달리 나타날 수 있는 인간의 약점과 본성을 탐구한다. 
루벤 감독 특유의 스타일과 사회적 관찰력을 바탕으로 가족의 상황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시하는 영화다. 영화를 통해 관객은 가족과 개인의 이중성, 교감, 그리고 인간 행동의 복잡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래 설명할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2편의 영화보다 전에 나온 이 영화가 루벤 감독의 커리어에서 가장 호평받는 영화인 것도 특이한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한다.  

 

 

3. The Square <더 스퀘어>, 2017

그의 첫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2017년작 <The Square>라는 풍자 블랙 코미디(satirical black comedy) 영화다. 이 작품은 황금종려상 말고도 토론토 국제 영화제 및 6개의 유럽 영화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주요 메시지는 현대 예술의 한계와 인간의 도덕적 책임에 대한 풍자다.

영화 줄거리: 영화는 알렉스(Alex)라는 현대미술 갤러리의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알렉스는 거대한 정사각형 조형물을 중심으로 한 예술 전시회 "더 스퀘어"를 기획하는데, 이 조형물은 특별한 규칙을 따라야 하는 시민의 도덕적 책임을 상기시키기 위한 실험이다. 전시회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고, 영화는 알렉스의 삶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를 조명한다. 알렉스는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을 강요하고, 자신의 신념과 윤리적 책임을 시험받게 된다.
이야기는 다양한 상황과 인물들의 소통과 갈등을 통해 전개되며, 인간의 자아와 도덕적 행동의 복잡성을 다룬다. 이를 통해 현대 예술, 사회적 압박,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주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극적인 상황과 유머,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조화롭게 다루어 현실과 다소 뒤틀린 풍자를 통해 관객을 사로잡는 이 영화는 사회적인 문제와 예술의 기능에 대한 논의를 제시하고,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도덕적 책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스웨덴, 프랑스, 독일, 덴마크 총 4개국이 합작해서 만든 이 영화는 2017년 칸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장면은 중후반부에 파티장에서 벌어지는 행위예술가의 유인원 연기 롱테이크 씬이다. 

 

 

4. Triangle of Sadness <슬픔의 삼각형>, 2022

루벤의 두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2022년작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이다. 이 작품은 2022년 칸 영화제 기간 동안 비평가들의 엇갈린 반응을 얻었고, 영화를 긍정적으로 본 평론가들도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예측한 반응은 딱히 없었기에 예상하지 못한, 깜짝 수상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21세기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메타크리틱 점수가 가장 낮다. 로튼 토마토 역시 신선도 72, 관객점수 68로 평론가, 관객 모두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슬픔의 삼각형 Rotten Tomatoes 평가 보기)

 

<슬픔의 삼각형>은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호화 크루즈에 탑승한 이들의 예측 불가 계급 전복 코미디 작품이다.

영화 줄거리: 총 3부로 구성된 <슬픔의 삼각형>은 젠더, 돈과 아름다움, 사상과 정치, 계급과 계층, 인종 문제까지 다양한 사회 이슈를 다룬다. 1부에서는 모델 커플 칼과 야야를 통해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전복시키고 2부에는 초호화 크루즈를 배경으로 다양한 부자들의 위선과 치부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3부에서는 고급 크루즈 안에서 존재하던 계급이 전복되며, 새로운 장을 맞이한다. 계층 피라미드의 가장 밑바닥에 있던 청소부 애비게일이 돈이 소용 없어진 무인도에서 캡틴으로 수직 상승하는 것이다. 모든 걸 가졌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부자들 사이에 캡틴으로 군림하는 필리핀 여성 청소부, 애비게일. 하지만 다시 반복되는 권력 관계의 재편성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으며 모두의 예상을 깰 충격적 엔딩으로 내달린다.

이 작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송강호, 아이유 주연의 <브로커>를 제치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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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Outro

루벤 감독은 주로 백인 남자 엘리트를 고발하고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 영화를 만들었다.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호평도 받았지만 비판도 적지 않았는데 그 중 하나로는 감독이 영화에서 엘리트 층을 고발하기 위해 그들에게만 포커스를 맞춘 나머지, 그 외 인물들을 그저 소비적인 캐릭터로만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칸 영화제가 그의 작품에 높은 관심과 집중을 보여줬다는 사실은 영화제가 '빈부격차' 및 '사회 계층' 같은 문제에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여준 루벤 감독!  앞으로 얼마나 더 우리를 웃게하고 동시에 놀라게 할 영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평가는 갈리지만 현 사회에 꼭 필요한 탁월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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