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6일 극장 개봉을 앞둔 화제작 <가여운 것들(Poor Things)>,
아카데미 프리미어로 지난 주말 보고 왔다.
아직까지 머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영화.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봤는데 <파묘>, <듄2> 등 현재 갑자기 치열해진 극장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거나 작품상을 받으면 뉴스 미디어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도? 포스터만 보면 약간 예술 영화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의외로 굉장히 웃기고, 미스테리하고, 애절하면서 흥미진진한 코미디, 로맨스, SF 영화 다.
이동진 평론가가 말했듯 이 영화는 명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잔뜩 희화화하여 풍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러한 방식의 형식적인 창의성은 이 영화가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보이는 이유다. 굉장히 유니크한 영화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 것 같다.
AI 프롬프트로 생성한 것 같은 한 폭의 유화 같은 포스터도 너무 마음에 든다. <가여운 것들>의 영화 엔딩 크레딧은 정말 내가 본 엔딩 크레딧 중 가장 심미적이고 아름다웠다. 전시 포스터 같기도 하고, 디자인 잡지의 표지 같기도 한 독특한 텍스트 레이아웃이 비주얼적으로 매력적이었고 일반 영화 크레딧처럼 출연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텍스트와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 특별하다고 느껴졌다.
인상적이었던 평론들 몇개를 가져왔다.
객체와 주체, 야릇한 탐색에 경탄과 신음이
- 박평식(씨네21) (★★★☆)
성적으로 해방된 여자 ‘프랑켄슈타인’, 불온하고 괴팍하지만 재밌어
- 임수연(씨네21) (★★★★)
그리고 내가 궁금했던 이동진의 한줄평:
다층적인 이야기에 독한 유머가 절묘하게 곁들여진 기기묘묘한 모험담
1. 성과
- 2023년 9월 1일에 열린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공개된 영화 <가여운 것들>은 황금 사자상을 수상
- American Film Institute와 국립 평론가 협회(National Board of Review)에서 선정한 2023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선정, 전 세계에서 1억 4천 6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림
-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의 5개 부문에서 수상
- 3월 11일부터 진행될 예정인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한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됨
-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2개의 상을 수상 (최우수 뮤지컬 또는 코미디 부문의 최우수 영화상과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
미국에서는 2023년 12월 8일에, 아일랜드와 영국에서는 2024년 1월 12일에 개봉되었는데 한국에서는 2024년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에 맞춰 개봉하는 듯 싶다.
2.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Yorgos Lanthimos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그리스 출신의 영화 감독으로 대표작으로는 <더 랍스터>, <킬링 디어>, <송곳니> 등이 있다.
영화 포스터만 봐도 예상할 수 있듯이 범상치 않은 영화를 만드는 범상치 않는 영화 감독이다.
요르고스는 스탠리 큐브릭과 루이스 부뉴엘의 영향을 받아 비현실적이고 우화적인 설정과 서사, 정교하고 인공적인 미장센, 무미건조하면서도 신경을 긁는 연기 지도가 특징이며 파격적이고 금기의 선을 넘는 소재도 자주 쓴다고 한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가여운 것들>에서 정점을 찍은 것 같다. 특히 곧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각본은 토니 맥나마라 라는 각본가가 맡았는데 엠마 스톤 주연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크루엘라〉를 집필했다고 한다.
3. 원작 소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 소설 "Poor Things: Episodes from the Early Life of Archibald McCandless M.D., Scottish Public Health Officer"은 스코틀랜드 작가 알라스데어 그레이(Alasdair Gray)가 1992년에 출간한 소설로 출간 년도인 1992년에 휘트브레드 상(Whitbread Award)과 가디언 소설상을 수상했다.
4. 출연 배우
주인공 벨라 벡스터를 연기한 엠마 스톤 (Emma Stone) 1988년생, 미국 출신
이 영화는 엠마 스톤을 빼놓고는 절대 이야기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 정도로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인 엠마 스톤. <라라랜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이지 A> 등 굵직하게 흥행했던 여러 작품들을 통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여자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한국에서 다른 해외 여자 배우 대비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가지고 있는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린 아이부터 성인 여자까지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고 난이도가 높은 연기였는데 마치 자기 몸에 딱 맞게 제작된 맞춤 정장처럼 자기 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어렸을 때부터 코미디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엉뚱하고 코믹한 벨라의 모습을 과하지 않게 표현하여 영화의 코미디 요소를 한층 극대화 시켰다. 다가오는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벨라를 꼬셔 여행을 떠나는 짖궃고 불손한 바람둥이 변호사 던컨 웨더번 역의 마크 러팔로 (Mark Ruffalo) 1967년생, 미국 출신
어벤져스의 헐크로 유명한 마크 러팔로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도 단연 관심을 집중시킨다. 저급한 농담을 일삼는 바람둥이의 모습부터 벨라에게 푹 빠져 좌절하는 모습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엠마 스톤은 인터뷰에서 마크 러팔로의 파격적인 변신과 열연에 대해 “마크 러팔로처럼 다정다감하고 세심한 이미지의 배우가 이런 캐릭터와 잘 어울리다니, 모두의 예상을 빗나갔다. 그의 연기 변신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고드윈 백스터 박사역의 윌렘 대포 (Willem Dafoe) 1955년생, 미국 출신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얼굴의 강력한 비주얼로 등장한 고드윈 백스터 역의 윌렘 대포. 영화에게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윌렘은 2002년 "스파이더맨"에서 슈퍼악당 노먼 오스본 / 그린 고블린 역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영화에 출연한 윌렘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네 번, BAFTA 상에 한 번, 그리고 골든 글로브 상에 네 번 노미네이트된 경력이 있다.
그 외,
맥스 맥캔들리스 역의 라마 유세프 (Ramy Youssef)
해리 애슬리 역의 제러드 카마이클 (Jerrod Carmichael) 등이 있다.
참고로 둘 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이라고 한다.
5. 줄거리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얼굴의 의사 고드윈 백스터(윌럼 더포)는 강에 뛰어든 여자의 시체를 가져와 여자의 배 속에 있던 태아의 뇌를 이식한다. 갓난아기의 정신으로 깨어난 여성에게 고드윈은 벨라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벨라는 고드윈의 딸이자 실험체로 자라난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흑단 같은 머리에 성숙한 몸을 가진 여성이 아기처럼 오줌을 싸고 소란을 일으키는 모습에서부터 영화는 관객의 신경을 긁어대기 시작한다. 어른의 몸과 아이의 머리를 가진 벨라가 성적 쾌락을 알게 되면서 문명이 재단해놓은 성에 대한 금기를 박살 내는 장면은 ‘가여운 것들’의 가장 도발적인 장면 중 하나다.
집에 갇혀 사는 데 염증을 느낀 벨라는 자신을 유혹하는 사기꾼 덩컨(마크 러펄로)을 따라 집을 나선다. 영화는 벨라가 런던을 떠나 리스본, 알렉산드리아, 파리를 거치면서 겪는 여정과 모험, 고난과 성장을 그린다. 벨라는 리스본에서 연인들의 싸움과 음악을 처음 발견하고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비참하게 죽는 아이들을 본다. 유람선에서 책 읽는 노부인을 통해 지성을 알게 되고, 파리에서는 매음굴에 들어가 돈을 벌며 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여자 프랑켄슈타인의 오디세이다.
출처: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30670.html
- 시놉시스 (출처: 나무위키)
재적이지만 특이한 과학자 갓윈 백스터(윌렘 대포)에 의해
새롭게 되살아난 벨라 백스터(엠마 스톤).
갓윈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던 벨라는 날이 갈수록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아름다운 벨라에게 반한 짓궂고 불손한 바람둥이 변호사
덩컨 웨더번(마크 러팔로)이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자는 제안을 하자,
벨라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으로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나고
처음 보는 광경과 새롭게 만난 사람들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겪게 되는데….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과 아름다움,
놀라운 반전과 유머로 가득한 벨라의 여정이 이제 시작된다.
한 편의 아름다운 환상 동화 같은 영화 <가여운 것들(Poor Things)>
러닝 타임은 긴 작품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벨라와 함께 떠나는 호기심 가득한 여정을 통해 웃고 슬퍼하면서 인간과 세상, 그리고 삶에 대해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완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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