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YPE 2 - TYPOGRAPHY/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TSCHOOL

[5] 경제학 관점에서 폰트마켓분석 - 한석진 교수님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University of Bristol)

by TYPEFIVE 2022. 1. 10.
반응형

경제학 관점에서 폰트마켓분석 - 한석진 교수, University of Bristol

University of Bristol (출처: Getty Images)

이번에 강의해주신 분은 현재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정교수로 재직중이신 한석진 교수님이다. 예일대학교에서 석박사, 서울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받으셨다고 한다. 굉장히 똑똑하신 분.. 경제학 내용이라 그런지 비상경 문과생인 나에게는 이번 타이포학회 강의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다 🙃🙃

Why do designers design what they design? 

디자이너들은 그들의 디자인 하는 것을 왜 디자인 할까? 

 

교수님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 폰트 디자이너의 새로운 폰트는 왜 그와 같은 모습일까? 

- 폰트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엇일까?

- 폰트 디자인의 공급/수요는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했을까?

 

교수님은 전공이신 Econometrics (계량 경제학)를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의 온라인 폰트시장을 설명해주셨다. 교수님은 대형 온라인 폰트 쇼핑몰 myfonts.com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한다. Myfonts의 카테고리에서 산세리프를 클릭하면 폰트 패밀리, 디자이너 그룹이 나오고 페이지에서 하나의 폰트를 클릭해서 들어가면 해당 폰트 패밀리의 각종 스타일을 볼 수 있다. 이 페이지에서 각 스타일 또는 전체 패밀리를 구매할 수 있다. 관련 태그(Related tags), 디자인 생산자, 회사도 알 수 있다. 

myfonts.com 홈페이지 (출처: myfonts.com)

이런 myfonts.com은 Monotype이라는 회사의 산하에 있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경제주체는 아래와 같다. 

- 폰트 디자이너 (생산자) , 파운드리 (생산자) ,쇼핑몰 회사 (중개자), 일반 디자이너 (소비자) 

 

여기서 교수님이 연구하는 것은 이런 경제 주체들의 특성과 선택, 상품의 특성을 기록한 숫자들, 곧 데이터(data)이다. 예로, 생산자는 어떤 폰트를 만들어 어디에 얼마에 팔았는지, 디자이너는 어느 나라에 살고 무슨 일을 하며, 어떤 폰트를 샀는지, myfonts.com에서 어떤 생산자의 어떤 폰트가 언제 올라와서 누구에게 얼마에 팔렸는지 등이다.

 

모노타입은 연구를 위해 이런 방대한 양의 Font Data를 교수님께 전달했다. 

상품의 특성들은 Structured Data, 쉽게 숫자화 가능한 데이터와 그렇지 않은 Unstructured Data로 나눌 수 있다. Structured Data로는 가격, 출시 날짜, 라이센스 타입, 제공 언어 등이 있고 Unstructured Data는 typeface의 이미지, 소비자와 생산자가 달아놓은 해쉬태그 등이 있다. 

 

Pangram 예시 (출처: RD.com)

Visual Data는 Pangrams(팽그람)을 통해 표현된다. 여기서 Pangram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26가지의 영어 알파벳을 모두 이용한 한 문장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가장 자주 쓰이는 Pangram으로는 “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a lazy dog." 라고 한다. 그 외에도 “Two driven jocks help fax my big quiz.” 등 다양한 Pangram이 있다. 영어는 정말 신기하다 🤔

 

Visual Data를 Pangram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개별 철자들의 모양도 중요하지만 철자 디자인이 어떻게 한문장에서 상호작용하는지도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How to Quantify Typeface Design?

여기서 제일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이렇게 팬그램에 나타난 typeface 디자인을 수치화 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경제 주체인 디자이너의 선택의 주체로 치환할 것인가이다. 여기서 Neural Network 기법을 쓰셨다고 하는데, Neural Network는 사람의 뇌 신경망 구조를 본뜬 모델이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설명하신 부분은 이해하지 못했다. (문과는 울어요..)

이해한 바에 따르면, 간단하게는 팬그램의 비트맵 이미지를 인풋으로 집어넣어 아웃픗이 임베딩이라는 숫자열로 나오는 것이다. 

Neural Network (출처: SciTechDaily)

이미지를 숫자로 요약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object function을 어떻게 설정하는지라고 하셨다. Facial Recognition에 쓰는 Neural Network를 typeface recognition에 적용했다고 한다.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미지를 인식하는 방법을 폰트 패밀리를 인식하는데 적용했다는 게 신기했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토대로 font map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내셨다.

 

Are These Embeddings Economically Meaningful? 

이렇게 구한 숫자열들이 경제학적으로 의미가 있을까?

답은 yes.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폰트 패밀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잘 보여준다.

다음으로 교수님은 강의 초반에 던졌던 질문들에 답했다. 이걸 답하기 위해 하나의 척도를 만들었다. 

 

Measure of Design Differentiation 

1. Trend Analysis 

- 폰트 디자인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을까?

- 폰트 디자인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따라 어떻게 달라졌을까?

 

트렌드 추이를 보기위해 먼저 교수님의 발표자료의 생산자 측면 (Supply-Side Trend) 그래프를 보면, 2000년 이전에 생산된 모든 폰트의 디자인의 평균 값이 표시되어있는데 차별화 정도가 크다. (저작권때매 발표자료 공유는 안된다.)

이것은 기존보다 새롭게 들어온 상품이 더 혁신적이다라는 경제학 이론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폰트시장에서 새로 변화한게 꼭 혁신적이라고 할수는 없다. 

 

그리고 다음은 Demand 측면으로 폰트를 사는 사람들인 소비자의 그래프를 살펴봤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어떤 폰트를 더 추구했을까? 장기적인 추이를 보면 거의 변화가 없다. 패션 산업과 달리 추이가 굉장히 안정적이다. 그러나 단기 추이를 보면 변동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광고나 할인이었다. 할인이 있으면 소비자들의 구매가 월등히 늘어났다.

폰트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프로모션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수있다. 왜냐하면 비슷한 폰트가 많기 때문에 대체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모양은 조금 달라져도 폰트를 싼 가격에 구매하고 싶어한다. 

 

또한 데스크탑 라이센스, 모바일 라이센스의 차이도 존재했다. 데스크탑 라이센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출판물을 만들기 때문에 디자인 자유도가 높았다. 그래서 좀 더 실험적인 폰트를 이용했다. 반대로 모바일 라이센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웹사이트를 디자인 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가독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좀 더 보수적인 디자인을 추구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Merger Analysis 

2014년에 6월에 FontFont 파운드리가 Monotype에 합병되었는데 이것은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Synthetic Control Method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대조군을 만들어 실험하셨다고 한다. 결과로 시장이라는 충격이 어떻게 디자인 양상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값을 알아냈다. 

 

해석을 해보자면, 

1. 합병으로 회사 Monotype과 FontFont가 같은 회사가 되었다. 이런 경우 회사가 외부거래에서 내부거래로 바뀌면서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자원을 세이브해서 더 모험적인 디자인을 개발할 여유가 생긴 것이다. 

2. 합병으로 더 이상 경쟁관계가 아니게 되었다. 자기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이런 데이터분석을 통해 폰트 디자이너들은 엄청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핫한 폰트를 예측할수도 있고, 소비자들은 어떤 디자인의 폰트들을 묶음으로 사는지 분석하여 그들에게 폰트를 추천을 하는 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Designers with Macro-Perspectives

교수님은 폰트 디자인은 미시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순수 예술과는 달리 폰트디자이너는 시장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경쟁자도 고려해야한다. 그래서 거시적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데이터의 힘!이라고 하셨다. 비전공자에게는 상당히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수식 및 내용이 포함되어있었지만 결국 데이터가 얼마나 강력하고 설득력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 잘 설명해준 강의였다. 교수님은 데이터를 통해 폰트 시장의 생태를 알고 앞으로 폰트를 디자인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며 강의를 마무리하셨다.

 

폰트를 사회적, 디자인 측면에서가 아닌 경제적 관점에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는 과정이 신기했고 폰트 디자이너 또는 관련 업계 종사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 모두 거시적 관점을 탑재한 디자이너가 됩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