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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2024] 신성한 나무의 씨앗 (The Seed of the Sacred Fig) 후기

by TYPEFIVE 202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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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올려보는 부산국제영화제 후기.

 

2일 동안 무려 총 6개의 영화를 관람했다..!

체력적으로 꽤나 고난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영화를 마음놓고 볼 수있었던 시간이라서 좋았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신성한 나무의 씨앗(The Seed of the Sacred Fig)>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테헤란의 정치적 불안 속, 수사 판사 이만은 편집증과 씨름한다. 자신의 총이 사라지자 그는 아내와 딸을 의심하고, 가정에 과감한 조치를 취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 및 각본의 2024년작으로, 이란, 프랑스, 독일 합작 영화다.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초청, 특별상 및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사실 나에게는 원하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 ㅠ.ㅠ

부국제 티켓팅이 이렇게 치열할 줄 몰랐다.. 정말 영화에 미친 사람들이 많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티켓팅,, 영화 산업 아직 건재하구나(?)

 

때문에 나는 시네필 뱃지를 사용하거나 당일 취소된 티켓을 간신히 주워서 영화를 봤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영화였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 운명적이라고 생각한다. ㅎㅎ

 

정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었고 예상하지 못한 줄거리에 당황했다. 처음에는 실제 전쟁을 다룬 다큐 영화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스릴러, 드라마 영화였던 것.

리얼과 픽션 그 경계선 어딘가에 있는 이 영화는 치밀하게 설계되었지만 동시에 굉장히 사실적이고 지표성을 지닌 영화라고 느껴졌다. 약 3시간의 긴 러닝시간 동안 숨죽이며 봤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이란에서 이 작품을 촬영하다가 징역형을 받았다고 한다. 8년형이 확정된 후 감독은 감옥에 가는 대신 이란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감독과 일부 배우들은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입성했지만, 미처 이란을 빠져나오지 못한 배우들은 사진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화제가 됐다고..

 

정부에 비판적인 영화를 찍는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징역형, 여권 몰수, 출국 금지를 당한 바 있는 감독의 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라술로프 감독은 비밀리에 이 영화를 완성하고 올해 칸영화제 특별각본상을 받았다. 또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다. 영화가 끝나고 GV를 통해 감독님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목숨과 맞바꾼 영화이다. 그런 영화를 볼 수 있음에 약간의 경건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이 영화는 예술성 뿐만 아니라 대중성도 잡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MZ 세대의 어린 두 자녀와 부모 간의 갈등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했는데 한국 관객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중후반부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는 정말 상상이상으로 짜릿했고 긴장됐다.

 

과연 인간에게 믿음이라는 것은 뭘까. 

종교, 정치, 사회에 대해,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너무너무 추천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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